+. 찬미예수님, 성모님, 요셉님
가톨릭 교회는 25년마다 희년을 지냅니다. 지난해 12월 24일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성 베드로 대성전의 성문을 성대하게 여는 상징적 예식과 함께 희년이 시작되었고,
2026년 1월 6일 주님 공현 대축일에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의 성문을 닫는 것으로 희년은 폐막될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희년 선포 회칙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Spes Non Confundit)』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이 성년 동안 그리스도인의 희망의 빛이 모든 이에게 전하는 하느님 사랑의 메시지로 모든 사람을 비추기를 빕니다.
또한 교회가 세계 각지에서 이 메시지를 충실히 증언하기를 빕니다.” 우리는 희년을 지내면서 전대사를 받을 수 있는 성지순례 등을 통해서 희년의 의미를 깨닫고 의미있게 살아야 하겠습니다.
저는 희년을 시작하면서 묵상한 것을 여러분과 나누며 올해의 사목 방향을 제시할까 합니다.
우선 두 개의 성구를 떠올렸습니다. 첫 번째로 “그 성전을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 요한 2,19 올해는 희년으로서, 수지성당에게는 새로운 출발의 해가 아닌가 싶습니다.
본당 설립 31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작년에 많은 행사들을 치르면서 우리성당이 외적으로 잘 살고 있음을 추구했다면, 올 한해는 내적 성숙을 기하는 한 해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각 위원회 별로, 단체 별로, 모임 마다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개별 구성원들의 신앙심을 고취시켜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면, 모임별로 전대사를 받을 수 있는 성지순례를 다녀오는 것입니다.
본당 차원에서도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타성에 젖은 신앙생활이나 ‘이만하면 됐지!’ 하는 안도하는 고착된 신앙생활을 깨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새출발 합시다.
예수님께서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고 하신 성전은 자신의 몸을 두고 하신 말씀임을 명심하며 우리도 성령의 궁전인 나 자신을 다시 세우도록 합시다.
두 번째로 희년을 묵상하며 떠오른 성구로는 이것입니다.
“무엇이든지 그분이 시키는 대로 하여라.” 요한 2,5 이번 희년의 표어가 “희망의 순례자들(Pilgrims of Hope)”인데, 궁극적으로 우리 신앙인들이 희망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주님의 기도에 잘 나와 있듯이 ‘하느님 나라가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희망의 순례자들인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 땅에 하느님 나라를 세우는 것입니다. 이는 분명 외적인 건물을 세우라는 말씀은 아닐 것입니다. 우리가 바로 하느님 나라의 시민이 되라는 말씀입니다. 하느님 나라의 백성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바로 우리의 임금이신 예수님의 말씀을 잘 따르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하느님께서 나에게 무엇을 바라시는지,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행동하실 것인지, 성령님은 나에게 어떤 은사를 내려주셨는지를 자주 묵상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저는 이 복음 말씀이 올해를 사는 여러분에게 좋은 화두가 되어 ‘희망의 순례자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수지성당이 속해 있는 수원교구는 1963년, 바오로 6세 교황님에 의해 서울대교구에서 분리되어 설립되었습니다. 당시 본당수 52개, 사제 36명, 신자 4,253명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올해로 62주년을 맞은 수원교구는 본당수 222개, 사제 584명, 신자 938,000명에 달하는 서울대교구 다음가는 큰 교구로 성장하였습니다. 신자 비율은 인구대비 10.90%입니다.
여기에 우리 수지성당은 1994년 2월 3일에 수원교구 3대 교구장이셨던 최덕기 바오로 주교님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올해로 본당설립 30주년을 맞이하고 있으며, 현재 신자수는 6,640 여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본당설립 31주년을 맞이하는 우리 수지성당은 하느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신앙공동체로 거듭 태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끝으로 을사년 새해에도 수지성당 모든 가족에게 주님의 은총이 충만하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2025년 1월
수지 본당 주임신부 김태규 방그라시오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수지로 265 (16818) 대표전화(사무실):031-265-2101 팩스:031-265-2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