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자들은 ‘성당 안에 카페가 있다니, 커피 값은 저렴할지라도 맛은 별로겠군, 음악은 성가가 흐르나?’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아니다. 커피는 일주일에 한 번 로스팅한 고가의 신선한 원두를 사용하며 신구세대를 다 아우를 수 있는 조용한 음악이 흐른다. 그래선지 벌써 장년층 애호가그룹들도 생겼다. 원가는 비싸지만 신부님의 방침에 따라 가격이 저렴할 뿐이다. 카페는 만남의 장소가 부족하다는 신자들의 건의에 의해 생겨났으며 카페수익금은 전액 불우이웃돕기에 쓰인다. 카페 주문대 앞에는 수익금의 쓰임에 대해 자세히 설명된 안내문이 있다. 내가 무심코 마시는 한 잔의 커피가 커다란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카페봉사자들은 하루에 3명씩 교대로 일주일에 평균 9~10시간 일하고 있다. 한 봉사자는, 누구든지 편하게 쉴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되어 자신이 좋은 일에 쓰이는 도구가 되고 도움의 시간을 갖게 되어 기쁘다며 신자가 아니라도 어색해하지 말고 자연스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만남의 장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성탄을 맞아 말끔하게 단장된 카페에는 커피는 물론 각종 음료가 준비되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 카타리나